≪ I Just Polaroid My Heart / Exhibition ≫ Locate: CAPPY / 34, Daeheungro 30 gil, Mapogu, SEOUL 1.18-2.28 2025
캐피에서 진행된 첫 전시 < I Just Polaroid My Heart >는 감정과 순간, 그들이 존재하는 기억과의 관계를 담고 있습니다. 지민은 책을 만들기 위해 작은 폴라로이드 사진들을 스캔하고 확대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즉석 필름의 특성이 우리의 본성과 닮아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필름 표면에 생긴 미세한 스크래치와 손상들은 감정의 연약함을 드러냅니다. 시간이 지나면 색이 변할 수도, 언젠가는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지만 각자의 방식대로 존재하는 그들의 특성은 우리가 가진 기억을 불러일으킵니다.
전시의 주제인 ‘LOVE’ 는 2023년 여름, 코펜하겐으로 떠난 여행으로부터 시작되어 약 일 년이 지난 파리에서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제목과 같이 그저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사랑이 함께 존재하는 이야기입니다. 그 후 지민은 ‘LOVE’ 의 첫 전시를 위해 떠난 지난겨울의 파리에서 보낸 행복한 시간들 (HAPPY HOURS) 을 함께 작은 프레임에 담아왔습니다.
새해가 밝은 1월의 어느 주말, 캐피의 벽에는 지민의 사진들이 걸렸고 여느 때와 같이 향긋한 커피가 서빙되었습니다. 전시의 오프닝을 마음껏 축하하면서도 누구나 편안하게 와서 머물다 갈 수 있는 그림이 그려졌으면 했습니다. 이후 지민과 함께 우리가 평소 좋아하던 단골 이자카야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벽에 걸려있는 사진들에 디테일을 더하고 싶었기에 그녀와의 대화를 통해 이야기를 더 깊이 이해하고, 나누는 과정이 프로젝트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아래의 인터뷰 전문을 공유합니다.
Q. < I Just Polaroid My Heart > 전시의 계기를 알려주세요. A. 처음은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카페 Fringe 에서 우연한 계기로 시작되었습니다. 평소 좋아하던 카페인 그곳에서 그날 찍은 사진들을 살펴보고 있었어요. 그러다 Fringe 의 설립자이자 오너인 Jeff 가 절 발견했고, 그는 지난 여러 번의 방문을 통해 저와 제 사진들을 기억하고 있었어요. 그렇게 우연히 시작된 대화를 통해 그가 제 사진 속에서 저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자신의 경험을 투영하는 것은 정말 흥미로웠고 그의 제안에 따라 자연스럽게 전시 기획까지 이어졌어요.
Q. 그다음은 캐피를 선택해주셨어요. 연락을 받았을 때 기뻤지만, 저희는 작은 공간에 대한 우려가 있었는데 지민씨는 개의치 않아했어요. 왜 캐피였을까요? A. 서울에서 전시를 한다면 처음은 꼭 캐피에서 하고 싶었어요. 평소 제가 애정을 가진 사람이 만든 곳이기도 했고, 공간의 크기와 별개로 저의 사진들과 이야기가 부합한 장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자연스레 벽에 걸린 사진과 함께 각자의 이야기가 편히 오고 갈 수 있길 바랐는데 제가 알고 있는 캐피는 그런 것들이 가능한 공간이었어요. 바라보는 감정이 같다면 같은 대로, 같지 않다면 같지 않은 대로 모든 이의 이야기가 매력적일 거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Q. 카페에서 전시를 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A. 저는 우선 카페를 좋아해요. 단순히 커피와 함께 휴식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개중 어떤 카페는 나아가 무언가를 하고 싶게 만들기도 해요. 책을 읽고 싶게 만든다거나 글을 쓰거나.. 하다못해 낙서를 끄적대고 싶어지는 것처럼요. 때로는 누구에게 편지를 쓰고 싶게 만들기도 해요! 프린지와 캐피가 제게 그런 카페였네요. 전시라는 분명한 목적을 가진 갤러리도 매력적이지만 그와 다르게 카페는 모두 다른 목적을 갖고 자신만의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이 모인다는 점이 제가 일상 속에서 포착하는 것들과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각자의 하루 속에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사진을 접하게 되는 거죠. 꼭 의식하지 않더라도요. 누군가는 볼 수 있고, 누군가는 보지 못할 수도 있어요. 제가 담는 것들처럼- 정확히 그런 거예요. 프린지에서의 첫 전시를 통해 모두의 일상 안에서 저의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다는 건, 그들과 그 자리에서 바로 교감할 수 있고 그것이 제게 주는 의미가 정말 크다는 걸 느꼈어요. 동시에 제 사진과 이야기를 본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 바로 무언가를 하고 싶게 만들기도 했고요. 그래서 다음 전시도 꼭 카페에서 해보고 싶었어요. 사람들이 커피와 함께 자신만의 일상을 즐기면서 그곳에 놓인 제 사진을 보고 잠시 멈춰 무언가를 생각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것에 대해 말을 하기 시작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다고 느꼈어요.
Q. 프로젝트를 함께 기획할 때, 사진에 대한 과한 해석이나 감정을 미리 설명하고 싶어 하지 않았어요. 그 점은 캐피도 크게 공감한 바였어요. 주관적인 이야기가 들어가게되면 어느 순간 의도와 달리 강요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죠. 이와 관련된 생각을 좀 더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A. 이 작업은 제가 눈으로 본 것과 그것을 통해 느낀 제 감정들을 사진으로 표현하고 있어요. 폴라로이드라는 소재를 통해 조금 더 의미가 깊어졌지만 필름이나 디지털, 심지어는 휴대폰에 달린 카메라까지 제게 있어 도구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그 순간 무엇을 보았고 그것을 통해 또 어떤 것을 보았냐예요. 제 사진을 보았을 때 누군가는 왜 이 도구를 선택했는지를 궁금해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사진 안에서 완전히 다른 걸 보기도 해요.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지만 저의 감정을 비슷하게 느끼는 경우도 있고, 완전히 다르게 해석하는 경우도 있어요. 각각의 시선과 경험이 다르기 때문이죠. 덕분에 때로는 분명 나와 다르다고 해도 지금 이 순간 이 사진의 주인은 나보다 이 사람이라고 느끼는 경우도 있어요. 분명 제가 찍은 사진인데 마치 그 사람이 찍은 사진인 것 같다고 하면 이해가 될까요? 그럴 때면 저는 그 사진을 그 사람에게 망설임 없이 주곤 해요. Q. 전시가 마무리되는 시점이에요. 한가지 테마가 있었다면? A. 이번 전시의 부제가 (HAPPY HOURS) 잖아요. 사실 앞서 프린지에서 보여준 사진들은 마냥 밝지만은 않았어요. 몇몇 사진들은 그 당시 실제로 저의 복잡했던 감정들을 담고 있기도 했고요. 하지만 캐피에서의 전시는 그다음 이야기인 만큼 행복했던 시간들을 모아 보여주고 싶었어요. 비록 단순하게 보일 수 있다고 해도 가끔 우리는 그런 단순한 것들이 주는 소중함을 너무도 쉽게 잃으니까요. 그리고 제가 이해하고 있는 캐피도 긍정적인 감정과 행복이라는 단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고민 없이 떠올랐던 것 같아요.
Q. 앞으로의 꿈이 있을까요? A.I just followed my heart. Followed 라는 단어를 Polaroid 로 바꾸기만 했을 뿐 저는 계속해서 제 마음을 따라갈 거예요. 현재로서는 이런 작업들을 정말 즐기고 있어요. 일상의 순간 속에서 저의 시선과 감정을 사진과 글이라는 형태로 만들어가고, 그렇게 만들어진 제 이야기를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고 교감하며 그 속에서 정말 많은 것들을 발견하고 배우고 있어요. 단순히 누군가에게 꺼내 보이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제게 정말 많은 것을 알려주었어요. 이렇게 앞으로도 계속해서 제 이야기들을 담아낼 거 같아요. 가능하다면 다양한 형태와 공간에서. 그 과정 속에서 또 다른 것들을 보고 느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해요. 그렇게 살아가는 게 꿈이라면 꿈이겠네요. 다음 주제는 이미 정해졌고요. (웃음) 우리가 어디서든, 곧 또 만날 수 있길 바라요.
@ljustpolaridmyheart by @seen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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